유바바 캐릭터 심층 분석! 치히로가 할머니라고 부른 이유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해석 짤까지 총정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처음 봤을 때 여러분은 유바바를 그냥 ‘나쁜 할머니’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두 번째 볼 때는 생각이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 작품이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악역처럼 보이는 캐릭터조차 단순한 악으로 그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바바는 탐욕스러운 지배자이면서 동시에 아들에게 꼼짝 못하는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규칙을 강요하면서도 규칙 앞에서는 굴복하는 존재이기도 하죠. 

이 글에서는 유바바의 캐릭터 구조, 치히로와의 관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해석을 담아 봤습니다.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밈과 짤까지 정리해뒀으니, 부디 읽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유바바는 어떤 캐릭터인가

사진 출처 (ilemonde)

유바바는 신들의 온천장을 운영하는 마녀로, 일본의 800만 신들이 피로를 풀러 찾아오는 유흥업소의 경영주입니다.

목에서 위는 거대한 얼굴을 가졌지만 몸집은 작은, 다소 기이한 외형의 소유자이기도 하죠. 

스즈키 토시오는 지브리 프로듀서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라고 합니다.

성우 나츠키 마리는 당시 미야자키 감독으로부터 “돈 계산을 하고 있는 사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유바바는 완전한 악역이 아니라 “착하지는 않지만 공과 사는 뚜렷한 인물”이라는 설정입니다. 

오물신이 방문했을 때 온천장 직원들이 전부 도망치는 동안 유바바만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카오나시가 패악을 부릴 때에도 처음에는 직접 나서서 정중하게 대접하는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유바바가 치히로에게 일을 줘야 했던 이유

유바바가 처음 치히로를 대하는 방식은 노골적인 위협이었습니다. 

유바바는 “어떠한 사정으로 일을 하고자 하는 자에게 반드시 일을 주겠다는 맹세”를 한 존재이죠. 

치히로가 계속 일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유바바로서는 원칙상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택한 전략이 치히로를 겁주어 먼저 도망치게 만드는 것이었죠.

하지만 치히로가 공포에 질려 포기하기 직전, 아들 보우의 울음이 유바바의 주의를 분산시켰습니다. 

덕분에 치히로는 계약서에 도장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죠. 

이 순간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 ‘오기노 치히로’를 빼앗아 ‘센’이라는 새 이름을 부여합니다.

이름을 빼앗는 행위는 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배의 형태이며, 자신의 정체를 잊게 만드는 것이 유바바의 통제 방식입니다. 

치히로가 유바바를 할머니라고 부른 이유

사진 출처 (ruliweb)

치히로가 유바바를 할머니(ばあさん)라고 부르는 장면은 작품 후반부에 등장합니다.

치히로가 부모님이 어느 돼지인지 알아내야 하는 마지막 내기 장면에서, 치히로는 유바바를 가리켜 ‘할머니’라는 호칭을 씁니다.

일본어 원문에서 치히로가 사용한 ‘바아사마’는 경어와 친근함이 혼합된 표현입니다. 

즉 이러한 표현엔 유바바의 힘에 눌리면서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죠. 

작중 내내 유바바를 ‘유바바 님’이라 부르던 직원들과 달리, 치히로는 이 호칭 하나로 그녀와의 관계를 표현합니다. 

또 유바바가 아들 보우 앞에서는 무력해지는 ‘할머니’이기도 하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간파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해석 – 유바바가 상징하는 것

사진 출처 (bladewalker)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해석은 다양한 층위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이호 비평에 따르면 유바바는 현대 자본주의의 자본가 계급, 부르주아의 알레고리로 읽을 수 있습니다.

온천장은 생산과 소비 시스템으로서의 자본주의 사회를 상징하며, 유바바는 그 안에서 노동에 대한 규율을 강제합니다. 

규칙을 강요하면서 자신은 직접 노동하지 않는 경영주의 모습이 현실 사회의 계층과 겹쳐 보인다는 분석이죠.

한국예술심리치료학회지에 게재된 최승이의 연구에서는 유바바를 자기심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합니다. 

‘과대자기의 원시적 자기애’를 상징하는 인물로 분석하며, 아들 보우를 향한 집착적인 사랑이 그 원형이라고 봤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자기애가 지배와 통제로 표현된다는 해석이죠. 

반면 쌍둥이 자매 제니바는 절제된 노동과 검소한 삶으로 자본주의의 부패를 거부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유바바 짤 모음 – 팬들이 공감한 장면들

사진 출처 (mc-plus)

유바바 짤은 커뮤니티에서 주로 두 가지 맥락으로 등장합니다.

첫째는 ‘직장 상사 유바바’입니다.

치히로에게 계약서 서명을 강요하거나, 가오나시의 난동에도 경영자로서 냉정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기 때뭔입니다. 

경영자로서 유바바의 모습은 ‘현실 직장 상사’로 패러디되어 광범위하게 퍼졌습니다.

네티즌들은 유바바를 “인간성은 별로지만 직장 상사로서는 배울 점 있는 인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는 ‘보우 앞에서 무너지는 유바바’입니다.

유바바가 아들 보우의 울음 한 번에 완전히 태도가 바뀌는 장면은 ‘아이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부모’의 모습 그 자체입니다.

강한 척하지만 결국 아이 하나 앞에 무너지는 모습에서 유바바에 대한 웃음과 연민을 느끼는 것이죠. 

유바바와 제니바 – 같은 뿌리에서 서로 다른 캐릭터 

사진 출처 (anyyoung)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 제니바는 유바바를 이해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같은 외모와 마법 능력을 가졌지만, 제니바는 작은 집에서 홀로 검소하게 살아갑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비평에서 제니바는 ‘초기 자본주의의 건강한 노동 윤리를 보여주는 인물’로 분석됩니다.

카오나시가 제니바의 집에 남게 된 것도 무정형의 욕망이 절제와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상징으로 읽힙니다.

실제로 제니바는 가오나시를 받아들여 함께 물레를 돌리고, 보우와 치히로를 따뜻하게 대접합니다.

유바바가 시스템 안에서 지배자로 군림한다면, 제니바는 시스템 바깥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는 존재입니다.

미야자키는 이 두 캐릭터를 통해 같은 조건에서 어떻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하죠. 

자주 묻는 질문

다음은 유바바에 대해 지브리의 팬들이 흔히 갖는 궁금증을 모아봤습니다. 

유바바가 치히로를 고용한 게 결국 이득이었나요?

분석에 따르면 치히로를 고용한 결과 가오나시 난입, 하쿠 해방 등의 손해를 봤습니다. 

하지만 아들 보우가 치히로와의 모험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득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유바바가 마지막에 치히로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 짓는 장면이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합니다. 

유바바의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유바바(湯婆婆)는 일본어로 ‘탕(온천)’을 뜻하는 ‘유(湯)’와 할머니를 이중으로 표현한 ‘바바(婆婆)’의 합성어입니다.

즉 ‘온천 할머니’라는 뜻으로, 캐릭터의 직업과 외모가 곧 이름인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영상 출처 (heyoreview)

유바바는 2001년 영화 속 인물이지만, 그녀와 같은 캐릭터는 현실에서도 흔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노동자의 정체성을 흐리고, 규칙을 내세워 노동을 강제하며, 욕망을 자극해 지배하는 방식은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팬들이 유바바에게 공감하는 것은 본인이 살아가는 사회의 구조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죠.  

이 작품이 20년을 넘게 읽히는 이유는 캐릭터들이 단순한 악과 선의 경계를 거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